전시 《Paranoia》 서문
2025. 3. 24.
오늘날 현실-정치의 작동은 자신의 대리물인 이미지를 커널로 삼게 되었다. 국제적 금융과 전산망을 통해 펼쳐진 이미지 네트워크는 현실을 통제하고, 거대한 이미지 군집기계(swarmachine)의 자가 증강에 방해가 되는 현실을 학살한다. 전시 《Paranoia》는 이러한 이미지의 속성을 해부한다. 프로메테우스의 불이었던 언어가, 이제는 이미지에 의해 그 스스로의 자가증강의 원료로 사용된다. 이미지는 환각(hallucination)을 통해 없는 실재를 창조하여 현실의 작동에 외삽한다. 주어 없는 그 음모는 성공적으로 우리의 일상에 안착했다. 우리가 사유한다고 할 때에, 그 사유는 이미 계획된 것이다. 그렇다면, 전용(detournément)할 것인가, 파괴할 것인가? “이미지는 종말의 계시이자, 진화를 위한..